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블로그 글을 보면 경주 법주 원컵과 화랑 정도가 경주 법주에서 나온 술인듯 한데 라인업을 보면 청주 쪽으로 내공이 깊은 곳 인것 같습니다. 

 

경주 법주 원컵

기존에 마셨던 백화수복 원컵과 거의 동일한 느낌의 경주 법주 원컵 입니다. 2022.02.18 - [맥알못이 느끼는 맥주 시음기] - 백화수복 원컵 백화수복 원컵 고급청주라는 이름을 내세우고 있는 백화

cwkcw.tistory.com

화랑도 참 좋은 술이지만,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한잔 가볍게 마시기 좋은 원컵 스타일을 꽤나 애정 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. ㅎㅎ

막걸리 병 디자인이 아주 예쁩니다. 프리미엄 막걸리인 '복순도가' 느낌으로 길쭉하고 슬림하게 잘 빠졌더라고요. 패키징만 보면 "오, 이거 꽤 비싼 고급 막걸리인가?" 하고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, 마트 기준 단돈 1,800원 선에서 끊기는 아주 착한 일반 막걸리 포지션입니다. ㅋ

쌀알을 깍고 또 깍았다고 도정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. 

보통 쌀을 도정한다는 건 쌀의 겉면을 깎아내어 크기를 줄이는 작업이라 원재료 손실이 큽니다. 당연히 단가가 수직 상승하는 공정이죠. 사케 최고 등급인 '다이긴조' 스펙을 이야기할 때 기준이 50%인데, 1,800원짜리 막걸리에서 20%나 깎아냈다는 건 가성비 측면에서 상식적으로 앞뒤가 안 맞습니다.

경주법주에서는 도정 하고 남는 부분의 경우도 버리지 않고 다른 공정을 처리 할 수 있는것 같습니다. 아니면 이럴리가 없는데...??

보통 사케를 이야기 할 때에도 가장 높은 등급인 다이긴조 등급이 50%란 말입니다. 이거 제가 모르는 부분이 또 있을 것 같습니다. 물론 감미료도 다들어가고 예전 저렴한 막걸리쪽 포지션으로 보는게 맞기는 합니다.

막걸리의 침전물을 잘 이용해서 위쪽에 흔들지 않고 청주 부분을 먼저 마시고 아래쪽에 막걸리 부분을 흔들면 조금 더 껄쭉하게 먹을 수 있다 이런 느낌의 먹는 방법을 강조 하는 것 같습니다. 

여느 막걸리도 비슷할 것 같긴 한데 이것 또한 아이디어 아니겠습니까. ㅎ

시키는건 시키는 대로 먹어야 하는것 아니겠습니까!!  

 - 청주 모드: 흔들지 않고 맑은 윗술만 마셔보니, 맛이 엄청 깔끔합니다. 은은한 청주 향 베이스에 막걸리 특유의 곡물 향도 살짝 스치는데, 알코올 도수가 6도로 낮다 보니 부담 없는 '라이트한 청주' 느낌이 딱 드네요

 - 막걸리 모드: 청주를 딱 한 컵 덜어내고 나니 병 내부에 흔들 수 있는 버퍼가 생깁니다. 사정없이 흔들어서 마셔보니, 오호 확실히 걸쭉한 느낌의 막걸리 텍스처가 살아나네요. 20% 도정 덕분인지 걸쭉하면서도 부드럽게 꿀떡꿀떡 잘 넘어갑니다.

막걸리 안주 느낌은 아니었는데 술 자체가 강하지 않아서 나쁘지 않습니다. ㅎㅎ

사케급 도정 스펙을 단돈 1,800원에 경험하면서 맑은 청주와 걸쭉한 막걸리 두 가지 버전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니, 이만한 혜자 장난감이 없습니다.

뭔가 막걸리라는 술이 세금 기준으로 단가가 높은 술은 아니지만(요즘 고급 막걸리들 제외) 도정률이나 막걸리 병에 들어가는 단가들 같은 것들을 생각 하면(물론 쌀도 15% 정도고 감미료들은 다 들어가지만) 제조 공정 + 세금 정책과 고급형 막걸리 그 어딘가 쯤에 있는 술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청주를 함께 만드는 곳이라는 점과도 연결되어 좋은 술을 좋은 가격에 마실 수 있지 않을지 생각하게 되는것 같습니다.  

기분 좋게 잘 마셨습니다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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